2019년 새해가 밝았다.
2018년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2월에는 10년을 만난 짝과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국가가 인정하는 배우자가 됐다. 결혼식이 얼마나 힘든 것이 몸소 느꼈으며, 신랑 신부 행진을 외치던 L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도 반가웠는지 모른다. 서울의 집 값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느꼈고, 수도권 외곽에 얻은 전세집에 신혼살림을 채워가는 재미는 꽤 쏠쏠했다.
대구에 있는 친구들 모임에 가지 못해 제명 위기에 놓였지만, 20년 우정은 그렇게 쉽게 갈라지지는 않았다.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말에는 고기 구워먹고 놀러다니던 재미를 한창 느끼는 신혼 초기인 5월에는 2세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아이는 지금까지 짝의 뱃속에서 잘 자라고 있다. 아이가 생기지 않는 부모들도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혼 3개월 만에 생긴 우리 아기는 너무나 축복이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고, 사실 지금도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이 실감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처음 초음파에서 아기의 심장소리를 듣고 눈시울을 붉혔던 그 감정이 아마 아이가 태어나면 더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일무이했던 태교는 헌법 전문을 읽어준 것이다.
2018년 초에는 좋은 팀을 만난 덕분에 큰 상도 탈 수 있었다. 기자라는 직업을 계속하면서 다시 그런 상을 받을 수 있겠나 싶다. 정책뉴스부, 사회부만 전전하던 나는 9월에 부서를 옮겼으며, 지금은 기사보다는 다른 것이 더 중요한 일상을 살고 있다. 적성에 맞지 않구나를 매일매일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의 제안으로 시작한 기획 연재 시리즈는 재미있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도 다녀왔다.
다행히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은 모두 건강하시다. 2019년에도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2018년은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해가 됐다. 2019년의 목표는 2가지다. 연말 건강검진에서 과체중, 과체지방으로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체중감량을 할 생각이다. 또 하나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자라고, 함께 2019년 마지막날을 보내는 것.
회사생활에 있어서 목표는 올해는 딱히 없을 것 같다. 이 부서를 벗어나게 되면, 예전과 다름없이 그저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