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역시나 발제가 없었던 날. 28일 이뤄진 한일 양국간의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 이후 외교부 차관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온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향했다. 대학 때 잠시 대구에 있는 정신대문제대책 관련 시민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한 기억이 났다. 말이 봉사활동이지 할머니들이랑 같이 노는 거였다.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더 철이 없었을 때라 할머니들의 아픔이나 고통, 분노를 느끼지 못했다. 그냥 할매랑 같이 노는 손자 정도였을 꺼다. 길게는 하지 못한 봉사활동이 끝나고 나는 할매들의 존재는 잊고 살았다.
선배의 지시를 받고 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 거실에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이용수(88), 길원옥(87) 할머니가 나란히 앉았다. 화가 많이 나셨다. 노구를 이끌고 집으로 들이닥친 취재진이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조금 있으면 집으로 들어설 외교부 차관때문일지도 모른다. 차관이 오고난뒤 내용은 이미 알려진대로다. 할매들은 "어느나라 소속이냐, 일본이랑 짝짜꿍하냐"등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분노하고 원통했을 할매들의 목소리가 집 밖으로 까지 흘러나왔다.( 참고로 인터넷에 찾아보면 할매들과 차관의 대화 내용 전문을 볼 수 있다)
쓰고 싶은 말이 더 많았지만 지면의 제약으로 인해 원본기사는 이렇게 나갔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123000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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