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키키키린 같은 할머니가 됐으면 좋겠다

모모의시간 2016. 8. 6. 13:15


4년만에 들려온 좋은 소식에,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니 떨리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직 모든 관문을 통과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고했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 더운 그곳으로 향했다.


기차 안에서 문득 생각했다.


8년동안 만나온 너는 여전했고,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고 앞으로도 좋을 것 같다. 사람 마음에 확신이라는 게 있을 수 없지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면서 넘어야 할 문턱 중에 이제 겨우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그 문턱에 좌절하지 않은 니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를 두고 하는 수많은 말들이 있지만, 그들은 나보다 너를 모른다. 


그간의 고생을 위로하려 본 '태풍이 지나가고'에서는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도 이제 어른이 되어가나보다. 코찔찔이 때 만나서 함께 어른이 되어가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닌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나서 말했다.


"나중에 늙으면 너는 키키 키린 같은 할머니가 되라. 연금도 타먹을 수 있으니.ㅎㅎ나는 아베 히로시같이 니 옆에서 한푼 두푼 뜯어먹고 살테다니"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