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현실보다 화려한 거짓, 허영에 위로받는 우리
디시인사이드에 허언증 갤러리가 생겼다는 한 선배의 제보와 이걸 기사로 써보면 어떻겠댜는 제안 덕분에 기사를 준비했고, 취재하는 도중에 어쩌면 나도 허언증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씩 허언증이 있지 않을까.
기사에는 분량 관계로 녹이지 못했지만,, 허언증을 앓는 환자들은 VAK 감각검사를 하면 대부분 시각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보이는 면에 집착하다보니 자신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것이다. 우리는 참 어려운 나라에서 어려운 현실을 살아내는 것 같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81&aid=0002686069&sid1=001
이건 데스킹을 보기 전 기사. 아무래도 데스킹을 거친 말끔한 기사보다는 투박하고 기승전결도 논리도 엉망이지만.. 그래도 내가 처음 생각했던 내용을 그대로 다 녹이고 구성됐다는 면에는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객관적으로 보면 누가봐도 데스킹을 거친 기사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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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노벨수학상 수상했는데 9급 공무원시험 가산점 있나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허언증 갤러리에는 매일 500여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원빈, 장동건 등 유명인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본인 인증’을 하기도 하고, ‘자산이 2000억’이라거나 ‘정규직 면접에 합격했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초라한 현실보다 화려한 거짓을 추구하는 허언증 열풍은 흙수저, 금수저 등 수저계급론 등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놀이문화가 될 정도로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허언증은 병적인 거짓말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공상허언증(리플리 증후군), 관심을 끌기 위한 꾀병 등으로 동정을 이끌어내는 뭔하우젠 증후군,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허구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작화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07년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 사건, 지난해 미국 명문 하버드대와 스탠포드대를 동시에 합격했다던 한인 수학 천재 소녀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허언증 열풍은 단순한 정신질환적 문제가 아닌 사회병리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홍나래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허언증은 자기애적 인격장애, 망상장애(과대 망상)를 앓는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 가운데 하나”라면서 “최근 외모, 직장, 학력 등 외적인 면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야 심리상담소장은 “반복되는 거짓말 등 허언증 관련 상담은 2~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최 소장은 “상담을 진행해보면 허언증 환자들은 외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고, 가족 등 주위의 기대감에 시달린 20~30대가 대부분”이라며 “허위 자격증 작성, 재직증명서 조작 등을 통해 거짓말을 사실처럼 믿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허언증은 꾸준한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의 거짓말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 의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을 사칭해 SNS를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해 공무원이나 법조인을 사칭해 금품갈취나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이유기도 하다.
직장인 박모(28)씨는 지난달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사진이 도용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여성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박씨의 사진과 함께 ‘내 남자친구, 직업은 의사’라는 설명까지 적혀 있었다. 해당 여성은 이른바 잘 나가는 남자친구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에 비교적 준수한 외모인 박씨의 사진을 도용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11월 시행한 개인정보보호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10명 가운데 3명(30.1%)이 인적사항, 자신이 언급되는 글, 사진 등 개인정보 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에는 30대 여성이 길에서 주운 여대생의 신분증을 이용해 음대생 행세하고 다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평소 동경하던 음대생의 삶을 살고 싶었다는 게 범행 동기였다. 또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청와대 직속 국가비밀자금 관리 기관을 사칭하면서 수십억원대 사기를 친 일당 가운데 한 명도 리플리 증후군으로 조사됐다. 안모(44·여)씨는 모델, 일본 연예인 등 미모의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내걸고 재무 전문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돈을 뜯어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허언증으로 인한 단순 사칭은 개인정보 보호, 변호사법 위반, 공무원사칭 등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당사자가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만큼 금품갈취 등으로 이어지면 단순 사기범죄보다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