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구

난 머하는 걸까

모모의시간 2016. 10. 25. 17:13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특혜 의혹에 이어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 고쳤다는 보도까지. JTBC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사내 역량을 총집중해서 취재를 한 것 같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오늘 쓴 칼럼은 정말 내 생애 다시는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 취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칼럼이라니..

어제 편집국 야근때 JTBC 보도가 나왔을때 편집국장을 비롯한 정치부장, 부국장 등은 LG와 NC의 풀레이오프 경기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시발. 진짜. 

다시 JTBC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마 24일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자는 앞으로 모든 상은 물론 어쩌면 언론사 교과서에 기록될 것 같다. 부럽다. 솔직히 배가 너무 아프다. 그런 회사가 부럽기도 하고, 내가 그 현장에 있었으면 가져올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나도 잘할 수 있는데 라는 어쭙잖은 생각이 머리를 가득 메운다. 어쩌면 변명이다.

아무튼 현실적으로 나는 기자를 그만둬야 할 것 같은데. 이번달에 언론재단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4000만원이나 받았다. 왜 그랬을까. 대구로 내려가 이래저래 살면 이런 별거지같은 사건이나 사고들에 분노하거나 민감해하지 않아도 적어도 자괴감이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의 허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될텐데.

결론은... 대출 받은 게 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