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쓴 이야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모모의시간
2015. 12. 30. 17:35
12월 29일 역시나 발제가 없었던 날. 28일 이뤄진 한일 양국간의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 이후 외교부 차관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온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향했다. 대학 때 잠시 대구에 있는 정신대문제대책 관련 시민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한 기억이 났다. 말이 봉사활동이지 할머니들이랑 같이 노는 거였다.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더 철이 없었을 때라 할머니들의 아픔이나 고통, 분노를 느끼지 못했다. 그냥 할매랑 같이 노는 손자 정도였을 꺼다. 길게는 하지 못한 봉사활동이 끝나고 나는 할매들의 존재는 잊고 살았다.
선배의 지시를 받고 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 거실에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이용수(88), 길원옥(87) 할머니가 나란히 앉았다. 화가 많이 나셨다. 노구를 이끌고 집으로 들이닥친 취재진이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조금 있으면 집으로 들어설 외교부 차관때문일지도 모른다. 차관이 오고난뒤 내용은 이미 알려진대로다. 할매들은 "어느나라 소속이냐, 일본이랑 짝짜꿍하냐"등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분노하고 원통했을 할매들의 목소리가 집 밖으로 까지 흘러나왔다.( 참고로 인터넷에 찾아보면 할매들과 차관의 대화 내용 전문을 볼 수 있다)
쓰고 싶은 말이 더 많았지만 지면의 제약으로 인해 원본기사는 이렇게 나갔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123000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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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은 임 차관과의 대화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다가 이제와서 정부 마음대로 했다”며 “(기자들도)사진만 찍어가지 마시고, 우리가 반대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할머니는 거센 경상도 사투리로 차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타결된 기 아이라. 아베가 법적으로 잘못했다 캐야한다. 우리는 정부에서 생활비도 주고, 아프면 병원비도 대준다. 그거 고맙다고 내 안카나. 근데 우리는 돈이 필요해가 카는게 아이라고. 아베가 사죄하고, 일본아들 교과서 고치고...내 마음은 돈이 문제가 아이다. 민간인이 이런 짓을 했겠나. 일본 천황이 전쟁치르면서 군인들 사기위해서 남의 집 귀한 딸을 희생시킨기다 이건. 왕이 죽고 없으니 아베가 우리 조상들 잘못했다고 해야된다. 정부끼리 이래놓고 타결됐다 이게 말이 안된다."
할머니는 차관과의 대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안 멈출끼다. 차관 설명은 무시할끼다. 말도 안되는 그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 쟈들 이제껏 한 번도 온 적 없다. 그래놓고 지들 맘대로 한기라. 어안이 벙벙하다 아이가. 머시가 타결됐다는 말이고. 누가 해결했다 카드노. 한마디 말도 없도 즈그들끼리 속닥속닥했는데. 우리가 지금 수십년을 외치고 있다 아이가.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고. 보상이 아이고. 쟈들도 귀머거리나 장님이 아니니깐 보고 들었을 꺼 아이가.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우리 말은 전적으로 무시한기라. 즈그 언니나 형제라도 캐고 그따우 소리가 나오겠나는 말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끼다. 이래가지고는 안된다. 여도 사진만 찍어가시지 마시고 우리 저거를 홍보를 좀 해줘야된다....인제 (입장설명) 그만하자"